영화 개요 - 일제강점기를 달린 전설의 ‘자전거 영웅’
개봉: 2019년 2월
감독: 김유성
출연: 정지훈(엄복동), 강소라(김형신), 이범수(이홍대), 민효린, 이시언
장르: 시대극 / 스포츠 / 드라마
시대적 배경: 1910~1930년대 일제강점기 영화는 일제강점기 실제 인물 ‘엄복동(1892~1951)’을 주인공으로 합니다. 그는 가난한 청년이었지만, 자전거를 타며 일제의 선수들을 이기고 조선인들에게 민족의 희망을 안겨준 인물이죠. 그러나 이 영화는 단순히 영웅의 이야기만을 다루지 않습니다. 패배와 모욕, 그리고 굴욕의 시대 속에서도 “할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달리던 사람들의 자존심을 그립니다.
줄거리 - 굴욕의 시대, 자전거로 일어선 조선인
1910년대, 일제의 식민 통치 아래에서 조선의 민중은 이름도, 꿈도 빼앗긴 채 살아갑니다. 자전거 경주는 일본인들이 즐기던 ‘근대적 스포츠’였고, 조선인들은 관중석에서 구경만 해야 했죠.
그때 등장한 청년 엄복동(정지훈). 그는 원래 자전거를 훔쳐 생계를 이어가던 가난한 청년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전거 경주’에서 천부적인 실력을 보이며 일본인 선수들을 하나씩 이기기 시작합니다. 그의 활약은 순식간에 조선 전체의 희망으로 번집니다.
| 주인공 엄복동 |
사람들은 외칩니다. “조선 사람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승리는 늘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인 심판들의 조작, 협박, 폭력. 그럼에도 엄복동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건 나 혼자 싸움이 아니야.” 그의 페달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저항의 상징이 됩니다.
결국, 그는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하며 ‘조선의 자존심’으로 불리게 됩니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그의 승리는 민족의 자긍심을 세운 동시에, ‘한 개인의 삶’이 얼마나 무겁고 외로운가를 보여줍니다.
실제 역사 - 자전거 위의 영웅, 그리고 그 이면
엄복동(1892~1951)은 실존 인물입니다. 그는 일제강점기 당시 실제로 일본 선수들을 이긴 조선 최고의 사이클 선수였습니다.
1913년: 자전거 경주 입문
1915년: 일본인 선수 다수 제치고 첫 우승
1920년대: ‘자전차왕’으로 불리며 민족적 영웅이 됨
해방 후: 경찰 복무, 6·25 전쟁 중 피난 생활 중 별세
그의 승리는 단순한 스포츠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당시 일제는 ‘조선인은 열등하다’는 논리를 내세웠고, 자전거는 ‘근대 일본 문명의 상징’이었죠. 그 자전거 위에서 조선 청년이 일본인을 이겼다는 건 그 자체로 식민지 이데올로기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 엄복동(정지훈 분) |
역사적 의의
스포츠를 통한 저항의 상징 → 검열과 무력 저항이 불가능하던 시절, ‘승리’는 곧 저항이었습니다.
민족 정체성 회복 → “조선 사람도 할 수 있다”는 구호는 일제의 심리적 지배를 흔들어 놓았죠.
대중문화의 원형 → 1920년대 신문에는 “엄복동의 경주 소식”이 마치 월드컵 뉴스처럼 실렸습니다.
그러나 논란의 여지도 있었습니다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엄복동은 해방 이후 친일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그가 경찰로 근무하며 일부 행적이 논란이 되었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영화는 ‘과연 영웅으로 그려도 되는가’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인물 미화’보다는, 그 시대를 견디던 평범한 조선인의 꿈과 자존심에 초점을 맞춥니다. 즉, 영화의 주제는 “엄복동의 완전한 영웅화”가 아니라, “패배의 시대에도 인간은 자존심을 잃지 않는다”는 메시지입니다.
인물 분석 - ‘패배한 세대’의 작은 승리
엄복동(정지훈) - 바퀴로 시대를 이긴 남자
가난과 멸시 속에서 살아가던 청년. 하지만 그에게 자전거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존재의 증명이었습니다. 그가 일본인들을 제치고 결승선을 통과하는 장면은 단순한 경기 장면이 아니라 “조선인도 인간이다”라는 외침으로 읽힙니다.
정지훈(비)의 연기는 영웅적이기보다는, “고된 현실을 버텨내는 평범한 인간의 얼굴”을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이홍대(이범수) - 민족의식을 지닌 지도자
그는 엄복동을 발견하고 키운 지도자이며, 자전거 경주를 통해 민족정신을 고취하려는 인물입니다. 단순한 코치가 아니라, “스포츠를 통한 독립운동”의 비전을 제시한 상징적인 존재죠.
| 이홍대(이범수 분) |
김형신(강소라) - 저항과 희망의 연결자
형신은 일제의 감시 아래서도 민족의식을 지닌 신여성으로 그려집니다. 그녀는 엄복동의 승리를 통해 “여성 또한 독립운동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을 상징합니다.
| 김형신(강소라 분) |
영화의 미학 - 역사를 ‘질주’로 표현하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스펙터클한 영상미보다는 ‘페달의 리듬’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영화입니다.
촬영: 실제 경기장 세트를 복원하고, 1910년대 경성의 거리와 복식을 재현했습니다.
카메라 워크: 낮은 앵글과 슬로모션을 이용해 ‘한 사람의 페달이 민족의 꿈을 끌어올리는 느낌’을 줍니다.
음악: 전통 장단과 서양 오케스트라를 결합해 ‘한국적 영웅 서사’의 긴장감을 높였습니다.
| 자전차 경기 장면 |
주제 해석 - 바퀴로 쓴 저항의 역사
〈자전차왕 엄복동〉은 스포츠 영화이지만, 그 본질은 식민지 시대의 저항 서사입니다.
“승리”는 단순히 경기 결과가 아니라 민족의 존재를 증명하는 행위
“자전거”는 기술과 문명의 상징이자, 조선의 근대적 주체성 회복의 도구
“패배하지 않음”은 곧 정신의 독립
이 영화가 우리에게 묻는 질문은 단순합니다. “당신은 지금, 무엇으로 싸우고 있습니까?”
역사와 영화의 교차 - ‘영웅’이 아니라 ‘시대의 증언자’
〈자전차왕 엄복동〉은 완벽한 영웅담이 아닙니다. 오히려 결함 있는 인간이 시대를 이겨내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페달을 밟는 사람들’임을 상기시켜줍니다.
역사는 거대한 전쟁의 기록만이 아니라, 이런 ‘작은 용기’들의 연속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의미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평론적 시선 - 실패한 영화인가, 잊힌 메시지인가
〈자전차왕 엄복동〉은 개봉 당시 혹평을 받았습니다. 스토리 전개가 단조롭고, 역사 해석이 불분명하다는 비판도 많았죠. 하지만 다시 보면, 이 영화는 ‘정치적 메시지’보다 ‘정신의 기록’을 담은 작품입니다.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 그것이 진짜 승자다.” 이 말이야말로 영화가 남긴 진짜 유산입니다.
| 영화 스틸컷 |
현재의 우리에게 -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엄복동의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통합니다. 우리가 경쟁과 성과 중심의 사회를 살고 있지만, 진짜 중요한 건 ‘얼마나 빨리 달리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달리느냐’입니다. 영화는 우리에게 말하죠. “독립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매일의 선택 속에 있다.”
| 자전차왕 엄복동 |
맺음말 - 페달을 밟는 한, 희망은 멈추지 않는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단순한 스포츠 영화도, 완벽한 역사극도 아닙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우린 지금 어떤 속도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엄복동의 페달은 오래전에 멈췄지만, 그의 이야기 속 ‘자존심’은 여전히 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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